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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 반도체주가가 왜이렇게 추락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국 반도체의 추격과 공급과잉 우려, AI거품론, 국내 주식시장의 ETF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한 변동성, 기업들 간의 순환거래 등 많은 이유와 우려들이 있었지만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AI 인프라에 수조 원을 쏟아붓는 빅테크가 결국 자멸할 거라는 시각, 솔직히 저도 반은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7월 30일 하루 만에 그 전제가 흔들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매출로 AI 투자가 실제 현금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수치로 증명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8% 넘게 급등했고, 국내 반도체 대장주들도 장중 20%대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이게 일시적 반등인지 추세 전환인지, 제가 직접 들여다본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AI 투자가 '비용'에서 '매출'로 바뀐 날
지난 몇 달간 시장을 짓눌렀던 질문은 단 하나였습니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고 있는데, 그게 언제 매출로 돌아오냐"는 것이었습니다. 알파벳, 테슬라, 메타가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가 추락한 이유도 바로 그 의문에 답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흐름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시장이 숫자보다 '이야기'에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2분기(자체 회계연도 기준) 매출 900억 달러, 영업이익 40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증가한 수치이고, 시장 예상치인 876억 2,0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주당 순이익(EPS)도 4.74달러로 기대치 4.24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여기서 EPS란 기업이 한 주당 얼마의 순이익을 벌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수익성을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입니다.
핵심은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였습니다. 애저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대비 31.6% 늘어난 393억 1,000만 달러(약 56조 원)를 기록했고, 콘퍼런스콜에서는 3분기에 더 큰 성장을 예고했습니다. AI 관련 매출이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를 실제로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발언이 나오자, 시장은 그동안 억눌렸던 반응을 한꺼번에 터뜨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하루에 15.51% 급등했고, 단 하루 동안 늘어난 시가총액이 4,500억 달러(약 643조 원)에 달했습니다. 미국 증시 역사상 하루 시총 증가 기준으로 최고 기록이라고 합니다(출처: Reuters).
반면 메타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2분기 매출 608억 달러로 예상치를 넘겼지만, EPS는 6.18달러로 기대치 7.22달러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잉여현금흐름(FCF)이 전년 85억 5천만 달러에서 7억 8천만 달러로 90% 이상 쪼그라들었습니다. 여기서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 활동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비용을 뺀 금액으로, 기업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현금을 뜻합니다. 이 수치가 4년 만에 최저라는 건,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아직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시장은 읽었습니다. 메타는 결국 7.95% 하락 마감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전년 대비 43% 매출 성장, 3분기 추가 성장 전망 제시
- 메타: 매출 예상 상회했지만 EPS 1달러 이상 하회, FCF 90% 급감
- 아마존: 역대 최대 매출 2,006억 달러, AWS 422억 달러로 예상 초과, 시간외 10% 상승
- 애플: 아이폰 매출 22% 증가했지만 서비스 매출 예상 하회, 시간외 7% 급락
반도체 급등, 진짜 신호인가 기술적 반등인가
제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던 날이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투매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주식 일부를 리밸런싱 했던 터라, 7월 30일 장 마감 결과를 보고 꽤 멍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하루 만에 8.2% 상승했습니다. 여기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 30개로 구성된 지수로,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체온계로 불립니다.
개별 종목 상승폭은 더 가팔랐습니다. 샌디스크 약 25%,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21%, 램 리서치 18% 이상, AMD 13%, 마벨 12.18%가 각각 올랐습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인텔도 15% 안팎의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장비·소재·설계·메모리를 가리지 않고 업종 전체가 동반 상승한 것입니다. 이 상승폭이 어느 정도냐 하면, 지난해 4월 관세 관련 발언 이후로 하루 기준 가장 높은 상승폭이었다고 합니다.
국내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SK하이닉스 ADR이 전날 17~18% 가까이 상승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7월 31일 개장 후 장중 20%대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ADR이란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외국 기업의 주식 대체 증권으로, 국내 장 개장 전에 투자 심리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선행 지표 역할을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약 48억 원어치 추가 매수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이 상승이 단순한 수급 반등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국채 금리가 오르고 유가도 상승하는 와중에 오늘 증시는 이를 완전히 무시했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도 시장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거시적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반도체주만 강하게 오른 것은, 그만큼 시장이 AI 수요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공포가 컸을수록 해소 때 반응도 더 크게 옵니다.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이 1.5%로 둔화되고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19만 7천 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개인 소비가 3.2% 증가하고 AI 인프라 관련 민간 설비 투자(CAPEX)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출처: 미국 경제분석국(BEA)). 여기서 설비투자(CAPEX)란 기업이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공장·장비·서버 등에 지출하는 비용으로,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이 항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애플 공급난이 던지는 다음 관전 포인트
이번 실적 발표 중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건 사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애플이었습니다. 아이폰 17 시리즈 매출이 542억 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 증가하며 6월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맥 매출도 29% 늘어난 103억 5천만 달러였습니다. EPS도 2.02달러로 예상치 1.89달러를 뛰어넘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흠잡을 데 없는 실적입니다.
그런데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7% 안팎으로 급락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로 서비스 매출이 307억 4천만 달러로 예상치 313억 6천만 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서비스 매출은 앱스토어, 애플 뮤직, 아이클라우드, 애플 페이 등에서 발생하는 구독 기반 수익으로, 하드웨어보다 마진이 높아 애플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이 부분이 기대를 밑돌면 시장의 반응은 냉혹합니다.
둘째로 팀 쿡 최고경영자가 첨단 반도체 공급이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다고 직접 경고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아이폰, 맥,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인 창신 메모리(CXMT) 사용을 자제하라는 압박까지 가하면서, 애플이 어디서 반도체를 조달할지가 다음 분기 실적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9월 분기 매출 성장 전망도 시장이 기대한 약 11%에 못 미치는 9~11% 범위로 제시했습니다. 실제 상황을 보면 애플이 처한 구조적 문제는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AI 투자 경쟁이 가열될수록 반도체 공급은 더 빡빡해지고, 결국 아이폰 18 가격 인상이나 수익성 하락 중 하나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 실적 발표는 애플의 소비자 수요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줬지만, AI 시대에서 애플의 포지션이 어디인지에 대한 의문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이 좋았는데 왜 반도체 주가까지 오른 건가요?
A. AI 클라우드 매출이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빅테크가 AI 인프라에 계속 돈을 쓴다는 의미이고, 그 수혜는 서버·메모리·반도체 장비 업체들로 바로 이어집니다. 단순한 수급 반등이라고 단순하게 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동안 쌓인 투매 심리가 한꺼번에 해소된 측면도 크다고 봅니다.
Q. 메타도 매출이 좋았는데 왜 주가가 떨어진 건가요?
A. 매출 자체는 예상을 웃돌았지만, EPS가 기대치를 1달러 이상 밑돌고 잉여현금흐름이 90% 넘게 줄어든 것이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설비투자를 쏟으면서도 그것이 수익으로 전환되는 청사진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정반대 평가를 받은 셈입니다.
Q.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른 이유는 뭔가요?
A.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된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받은 것입니다. SK하이닉스 ADR이 전날 미국 시장에서 17~18% 오른 것이 선행 지표로 작용했고, 최태원 회장의 자사주 매수 소식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줬습니다.
Q. 애플 아이폰 실적이 좋은데 왜 주가는 떨어졌나요?
A. 현재 시장이 애플을 하드웨어 기업보다 서비스·AI 기업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폰 매출이 사상 최대라도 서비스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 매물이 나옵니다. 여기에 팀 쿡이 직접 반도체 공급난을 경고하면서 다음 분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
저는 7월 한 달을 돌아보면서, 여러 외적인 요인과 내적인 요인으로 인해 주가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우울했던 날들을 보내왔었습니다. 오늘은 바닥이겠지 라는 생각을 매일매일 반복하며 AI관련 시장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확연히 다른 마무리가 됐습니다. 물론 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5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내부에서도 3명이 인상을 주장할 만큼 통화 긴축 기조는 유지되고 있고,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5.21%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거시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번 흐름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는 부분은, AI 투자가 단순한 비용 지출에서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첫 번째 사례를 만들었고, 아마존도 AWS 실적으로 뒤를 받쳤습니다. 앞으로 메타와 애플이 각자의 숙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반도체 시장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일단 리밸런싱 했던 포지션을 다시 점검해 보고 한쪽으로의 쏠림은 없는지, 그리고 변동하는 시장과 정세 속에서 현재 가장 떠오르는 테마주와 수혜주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생각입니다. 제 생각에는 가급적이면 오늘처럼 급상승하는 상황일 때엔 과도하게 한 번에 추격 매수하는 것은 변동성과 시장에 대한 우려가 아직까지 존재하는 지금의 시장 상황에선 위험할 수 있으니 비중을 조절해서 투자하시는 것이 나중에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