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LS전선 해저케이블 (유럽독점붕괴, 턴키전략, 북미거점)

Investcompass 2026. 9. 1. 23:56

목차


    서론

    저는 최근 주식 차트를 보면서 이제 반도체 사이클의 호황기가 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앞으로 반도체 회사들의 매출이 부정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큰 변동성이 지나고 안정적인 흐름에 접어들었고 이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은 'AI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와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주도권 경쟁이 시작 되었고 원자력, 태양광, 풍력, 수력,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투자 섹터를 어디를 해야 좋을지 고민을 하던 중 이 모든 에너지 인프라에서 교집합으로써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전선과 케이블이 공통적으로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국내 케이블 회사 관련 기사를 찾아보던 중 'LS전선이 2023년 5월 네덜란드 국영 전력회사 테넷(TenneT)로부터 북해 해상풍력단지와 독일과 네덜란드 내륙을 잇는 2조원 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수주했다' 라는 기사를 보게되었습니다. 전 세계 케이블 업체 단일 계약 기준으로 최대 규모입니다. 솔직히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15년 전만 해도 유럽의 100년 독점 체제에서 완전한 문외한이었던 나라가 그 심장부에서 사상 최대 수주를 따냈다는 게 쉽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LS전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앞으로의 사업 방향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망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유럽 100년 독점이 15년 만에 무너진 이유

    해저케이블 시장은 전 세계에서 딱 여섯 개 기업만 진입에 성공한 영역입니다.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일본 스미토모 전기공업, 중국 ZTT, 헝통, 그리고 대한민국 LS전선입니다. 2008년 강원도 동해시에 1,8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적자상태에서 기술개발에 올인하여, 2020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여 지금은 세계 해상 케이블 시장 글로벌 6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세력이 1950년대부터 판을 지배해 왔습니다. 기술력도 물론이지만 결정적인 무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유럽 각국이 독일·프랑스·네덜란드·영국을 하나로 묶는 슈퍼그리드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면서 자국 기업에 일감을 몰아줬고, 그 레퍼런스가 다시 다음 계약을 끌어오는 선순환 구조가 굳어진 겁니다. 일본 기업들도 도전했지만 유럽까지 가는 물류비와 현지 네트워크 부재라는 이중 장벽에 막혀 결국 안방 플레이어로 남았습니다.

    LS전선은 2008년 강원도 동해시 바닷가에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착공하며 이 판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업계 반응이 어땠는지는 짐작이 갑니다. 제가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미친 짓"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100년 적수를 상대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무모해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LS전선이 10년 넘는 적자를 버티며 집중한 기술이 있었습니다. 바로 HVDC, 즉 초고압 직류송전(High Voltage Direct Current) 케이블입니다. HVDC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교류(AC) 대신 직류(DC)로 변환해 수백 킬로미터 이상 장거리로 보내는 기술입니다. 교류는 가전제품에는 최적이지만 멀리 보낼수록 전력 손실이 커지는 반면, 직류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손실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교류를 직류로, 받는 쪽에서 다시 직류를 교류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이 극도로 복잡해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LS전선은 이 525kV급 HVDC 케이블을 기어이 상용화해 냈습니다. 525kV란 현재 인류가 상용화한 전력 송전 기술 중 가장 높은 전압 스펙으로, 이 수준에서 운용되는 케이블은 수백 킬로미터를 날아가도 전력 손실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습니다. 2025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525kV·80도급 HVDC 해저케이블의 PQ(Pre-Qualification) 시험을 통과했습니다(출처: LS전선). PQ 시험이란 케이블의 장기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국제 표준 인증 절차로, 이 관문을 넘어야 비로소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입찰 자격이 주어집니다.

    생산 설비에도 승부를 걸었습니다. 동해시 공장 내 수직연속압출시스템(VCV) 타워는 높이 172m에 달합니다. VCV 타워란 케이블을 수직으로 뽑아내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내부 절연층을 균일하게 형성하는 핵심 설비입니다. 수백 킬로미터짜리 케이블을 이음새 하나 없이 뽑아내야 바닷속 30년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이 타워의 높이와 정밀도가 곧 제품의 품질을 결정합니다. 공장 5동 준공 후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4배 이상으로 확대됐고, 현재 아시아 최대급 HVDC 설비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두 번째 치트키는 턴키(Turn-key) 솔루션입니다. 턴키란 열쇠만 돌리면 모든 것이 완비된 상태로 넘겨주는 방식을 뜻합니다. 해저케이블 사업에서는 케이블을 납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다 밑에 직접 묻어주는 시공까지 한 곳에서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LS전선은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을 통해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 GL2030을 운용합니다. 포설선이란 케이블을 싣고 출항해 정확한 좌표와 깊이에 케이블을 안착시키는 특수 목적 선박입니다. GL2030은 최근 적재 용량을 기존 4,000톤에서 7,000톤급으로 늘려 100킬로미터 이상 장거리 구간을 연속 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습니다. 1만 3,000톤급 차세대 초대형 HVDC 포설선도 건조 중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사업에서 발주처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책임 소재 분산입니다. 케이블 제조사와 시공사가 다르면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손가락질하게 됩니다. LS전선이 제조와 시공을 패키지로 묶어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은 기술적 우위만큼이나 강력한 경쟁력이었습니다. 대만 해상풍력 1단계에서 입찰 8건 전승, 2단계 포함 10 연속 수주를 달성한 배경에는 이 턴키 신뢰도가 핵심으로 작동했습니다.

    • 525kV급 HVDC 해저케이블 상용화 및 PQ 시험 통과 (2025년 7월, 국내 최초)
    • 동해시 VCV 타워 172m — 아시아 최대급 HVDC 생산설비, 기존 대비 생산능력 4배 확대
    • LS마린솔루션 GL2030 포설선 7,000톤급으로 증강 + 1만 3,000톤급 차세대 포설선 건조 중
    • 2023년 테넷(TenneT) 2조 원 계약 — 유럽 해저케이블 역사상 단일 계약 최대 규모
    • 대만 해상풍력 10연속 수주, 누적 1조 원 이상
    요약: 525kV HVDC 기술력과 VCV 타워 기반 생산 인프라, 그리고 제조부터 시공까지 책임지는 턴키 솔루션이 LS전선이 유럽 100년 독점을 15년 만에 깨낸 핵심 무기입니다.

     

    버지니아 거점이 의미하는 것 — 북미 공략과 수주잔고 10조의 실체

    제가 이 사안에서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 투자의 성격이 단순한 공장 증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LS전선은 체사피크 그린브라이어 지역 볼보 파크웨이 남쪽, 약 34만 8,000㎡ 부지를 확보하고 두 개의 별도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회사 LS그린링크의 해저케이블 생산기지(6억 8,100만 달러), 다른 하나는 'LS 첨단소재 제조 복합단지'(6억 8,900만 달러)입니다. 합산 투자액만 약 14억 달러, 한화 약 2조 원에 달합니다(출처: 체사피크 경제개발청(EDA)).

    LS그린링크 공장에서는 현재 VCV 타워 수직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완공 높이는 201m로, 동해시 타워(172m)를 뛰어넘어 세계 최대 VCV 설비가 됩니다. 동시에 버지니아주 최고 높이 구조물이기도 합니다. 2027년 하반기 완공, 2028년 1분기 상업 생산이 목표입니다.

    첨단소재 복합단지에서는 성격이 다른 제품들이 생산됩니다. 폐동 재활용과 제련을 거친 동봉(Copper rod), 자동차 및 산업용 권선, 그리고 희토류 영구자석입니다. 희토류 영구자석이란 전기차 구동모터와 첨단 무기 체계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핵심 소재로, 현재 글로벌 생산의 85%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재블린 미사일, F-35 전투기, 핵잠수함, 무인항공시스템(UAS)에 투입되는 소재를 미국 현지에서 조달하겠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요구이고, LS전선은 이 수요를 정조준한 겁니다.

    이 판단이 예리한 이유는 지정학적 흐름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2025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중국 등 전략적 경쟁국의 해저케이블 사업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규제를 발동했습니다. 통신용 케이블이 직접 표적이지만, 안보 논리는 전력용 케이블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산 소재는 안보 리스크로 배제되고, 유럽산은 물류비가 너무 비쌉니다.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LS전선이 구조적으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셈입니다.

    제가 직접 수치를 들여다보니 LS전선의 수주잔고 흐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8조 5,000억 원으로, 2024년 말(7조 6,300억 원) 대비 단 한 분기 만에 8,700억 원(11.4%) 늘었습니다. 올해 2월에는 북미에서 7,000억 원 규모 초고압케이블 공급 계약을 따냈고, 영국 내셔널그리드와 약 40조 원 규모 전력망 구축 사업을 위한 HVDC 프레임워크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현재 2026년 2분기 수주잔고 9조 5,535억 원으로 증권가에서는 LS전선이 2028년 매출 10조 원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구본규 대표가 2024년 9월에 제시한 '2030년 매출 10조' 목표가 2년 이상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LS그룹 전체로 시야를 넓혀보면 그림이 더 입체적입니다. LS MnM(전기동 제련) → LS전선(케이블 생산) → LS마린솔루션(해저 시공) → LS일렉트릭(초고압 변압기) → 가온전선(AI 데이터센터 배전)으로 이어지는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이 완성되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HVDC 변환용 변압기를 상용화했고,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연간 2,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세 배 확대했습니다. 가온전선의 미국 자회사 LSCUS는 글로벌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 장기 공급계약 5조 원 이상을 체결했습니다. 어느 한 계열사의 약진이 아니라, 전력 흐름의 출발점부터 끝까지 LS그룹이 판을 짜고 있는 겁니다.

    제 경험상 이런 밸류체인 완결형 구조를 가진 기업은 단순한 부품 공급자가 아닙니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한 그룹과 관계를 맺으면 인프라 전체를 패키지로 해결할 수 있으니, 전환 비용이 높아지고 관계가 장기화됩니다. 이것이 곧 해자(moat)입니다. 물론 걸림돌도 있습니다. 구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 수익성에 직격이 오고, 해저 시공 중 대형 사고 한 번에 수천억 원 배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제3세계 시장에서 덤핑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과거 조선업이 왕좌에 오른 뒤 중국의 물량 공세에 한때 흔들렸던 것처럼, LS전선도 525kV HVDC 같은 초난도 기술 트랙에 집중해야 중국의 추격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요약: 버지니아 14억 달러 투자는 해저케이블을 넘어 희토류 영구자석·방산 소재까지 아우르는 북미 전략 거점 구축이며, LS그룹 전체 전력 밸류체인 완결이 수주잔고 8.5조 원과 2028년 매출 10조 원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LS전선은 상장사인가요? 주식을 살 수 있나요?

    A. LS전선은 그룹 지주회사인 LS가 지분 91.3%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입니다. 직접 주식 매수는 불가능하며, 상장 모회사인 LS 또는 계열사 LS일렉트릭, 가온전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관련 투자에 접근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투자 판단은 충분한 자료 검토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Q. HVDC 해저케이블이 일반 해저케이블과 다른 점이 뭔가요?

    A. 일반 해저케이블은 교류(AC) 방식으로 전기를 전달하는데, 거리가 길어질수록 전력 손실이 급격히 커집니다. HVDC 케이블은 직류(DC)를 사용해 이 손실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특히 수백 킬로미터 이상 장거리 송전에서 효율이 압도적입니다. 525kV급은 현재 상용화된 최고 전압 스펙으로,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전 세계에 여섯 곳뿐이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Q. 버지니아 공장이 완공되면 언제부터 매출에 반영되나요?

    A. LS그린링크 해저케이블 생산기지는 2027년 하반기 완공, 2028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첨단소재 복합단지는 착공 시점에 따라 달라지지만 비슷한 시기에 순차 가동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권가에서 2028년 매출 10조 원 진입을 전망하는 근거 중 하나가 이 북미 현지 생산 개시 효과입니다.

     

    Q. 중국 기업들이 따라잡을 가능성은 없나요?

    A. 기술 격차를 좁히려는 시도는 계속되겠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안보 이유로 중국 기업 진입이 사실상 차단되고 있습니다. 반면 동남아·중동·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 시장에서는 덤핑 공세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LS전선이 525kV HVDC처럼 기술 장벽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장기 방어의 핵심 조건으로 보입니다.

     

    결론

    저는 LS전선의 15년 행보를 들여다보면서 이 회사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장의 움직임에 발맞춰 움직이는 것보다 앞으로의 시장 방향이 어디로 갈지를 멀리 내다보아야 된다라는 것이 이번 반도체 사이클장을 겪고 난 후 제가 느낀 교훈입니다. LS전선은 2008년 4월 국내 최초의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 첫 삽을 시작으로 적자를 버티며 기술을 쌓고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여 레퍼런스를 만들고 그 레퍼런스로 다음 수주를 따내는 구조를 묵묵히 반복해 왔습니다. 대만 10 연속 수주도, 테네트 2조 원 계약도, 버지니아 14억 달러 투자, 미국법인 LSCSA의 7,000억 원 수주도 모두 그 반복의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2026년 현재 수주잔고 9조 5,535억 원은 앞으로 몇 년치 먹거리가 이미 확정됐다는 의미입니다. 영국 전력망을 총괄하는 내셔널그리드와 HVDC 프레임워크 계약은 향후 8년간 총 15개 프로젝트, 약 40조 원 규모 사업의 우선 공급자 자격을 획득한 것으로 유럽시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포석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더해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 생산공장 VCV 타워 건설, 미국의 전력 수요 폭증, 노후 전력망 교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이 모든 조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만큼 LS그룹이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예의주시하려고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91r6pHJiZ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