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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MH 자주포 미국 수출 (미군 채택, 방산 수출, 포방부)

Investcompass 2026. 8. 27. 14:44

목차


    서론

    제가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대한민국 무기 체계가 미국 시장으로 나아가는 직접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생각에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 내용은 미국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현대화 사업(MTC)에서 한화디펜스 USA가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독일의 라인메탈이나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영국의 BAE시스템즈, 미국의 엘빗 아메키라 등 서방의 큰 방산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선택 받은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 70년 역사에서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겁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몇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 지금까지 제럴드 R.포드 항공모함 같은 핵추진 항공모함이나 B-2같은 스텔스 폭격기, F-35같은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공군력과 해군력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 질서를 유지해왔는데, 미국이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체 개발이 아닌 해외 무기체계를 도입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번 6문 시제품 계약이 어떻게 10조원 규모의 사업이 될수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분석해보고 앞으로 K방산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제 생각을 공유 해보고자 합니다.



    미군 채택: 미국이 자국산을 포기한 진짜 이유

    솔직히 K9 자주포 미국 시장 진출이 현실이 될 거라고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최첨단 기술력을 가진 미국이 한국의 무기체계를 가져다 쓸까?"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1년 안에 시제품이 완성되고 계약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배경을 이해하려면 미국 자주포 개발의 실패 역사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2001년, 미국은 XM2001 크루세이더(Crusader)라는 자주포를 야심 차게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크루세이더란 완전 자동 장전과 초고속 발사가 가능한 4세대 자주곡사포로, 당시 기준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었고, 올해 완성될 예정인 대한민국의 K9A2와 성능이 비교될 만큼 앞선 설계의 자주포였습니다. 그런데 9.11 테러 이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이 사업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무게가 43톤에 달하는 거대한 자주포는 신속 전개가 생명인데 중동 지방의 대테러 작전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후 미국은 기존 M109A7 팔라딘 자주포를 개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지만, BAE 시스템즈가 추진한 M1299 ERCA 사업은 포신 마모와 내구성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2024년 초 공식 취소됐습니다. 결국 미국이 내린 결론은 "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 성능이 검증된 해외 자주포를 수입하자"였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 시스템즈, 안두릴-엘빗 아메리카 컨소시엄과의 경쟁 입찰에서 한화디펜스 USA의 K9MH가 최종 낙점됐습니다(출처: 미 육군 공식 홈페이지).

    K9MH가 대체하는 대상은 M777 155mm 견인포(Towed Howitzer)입니다. 견인포란 말 그대로 차량이 직접 끌고 다니는 포로, 진지를 구축하고 사격하고 이동하는 모든 과정에 대규모 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공습이 일상화되면서 쏘고 바로 이동하는 이른바 '슛 앤 스쿳(Shoot & Scoot)' 전술이 필수가 됐는데, 견인포로는 이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미 육군이 자주포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건 것도 바로 이 맥락입니다.

    • 계약 규모: 시제품 6문 우선 공급, 추가 옵션 12문 포함 최대 2억 6,290만 달러(약 3,682억 원)
    • 경쟁 탈락 업체: 레오나르도(이탈리아), 라인메탈(독일), BAE 시스템즈(영국), 엘빗 아메리카(미국)
    • 대체 대상: M777 155mm 견인포 / 최종 양산 목표 약 500문, 규모 약 10조 원
    • 테스트 기간: 납기 후 최대 4년간 실전 운용 및 성능·신뢰성·유지보수성 평가
    요약: 미국이 자국산 자주포 개발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K9MH가 유일한 경쟁자로 미 육군 기동전술포(MTC) 사업에 단독 선정됐습니다.

     

    방산 수출을 넘어선 역사: 포방부와 밴 플리트의 이야기

    "시제품 6문짜리 계약인데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 시각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계약의 맥락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핵심은 단독 입찰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은 보통 복수의 업체에 시제품 계약을 동시에 주고 경쟁을 붙입니다. 그런데 이번 기동전술포(MTC, Mobile Tactical Cannon) 사업에서는 K9MH가 단독으로 선정됐습니다. MTC란 견인포를 대체하기 위해 미 육군이 새로 정의한 차륜형 자주포 개념으로, 기동성·생존성·자동화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고난도 요건입니다. 경쟁자가 없다는 것은 향후 4년간의 테스트가 사실상 채택을 향한 단계적 절차에 가깝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엔 이미 반은 들어간 셈입니다(출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이 계약이 담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제게는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1.4 후퇴 때, 미 8군 사령관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은 "답은 포병에 있다"며 서울 광화문에서 마포 한강변까지 155mm 야포 400문을 일렬로 배치했습니다. 이른바 밴 플리트 탄약량(Van Fleet Ammunition Rate)이라는 개념으로, 하루 최대 5만 발 이상의 포탄을 쏟아부어 300만 중공군의 진격을 막아낸 전술입니다. 그 포병 화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우리나라가 '포방부'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도 이 역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포방부란 국방부를 빗댄 표현으로, 한국군이 포병 전력에 유독 진심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 진심이 K9 자주포 1,500여 문 생산과 9개국 수출로 이어졌고, 이번엔 그 기술로 76년 전 우리를 구해준 미국의 포병 전력을 보강하게 됐습니다. 역사가 참 묘하게 돌아온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파급 효과도 제가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K9MH와 궤도형 K9A2는 공통 부품 비율이 높아 동시에 운용하면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줄어듭니다. 기존 K9 도입국인 폴란드, 에스토니아뿐 아니라 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채택 이후 K9MH에 눈을 돌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중동 지역도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K방산의 성장이 이제 끝났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날개를 펴기 직전의 단계에 가깝습니다.

    요약: 단독 선정이라는 구조와 밴 플리트 이후 76년이라는 역사적 맥락이 이번 K9MH 수출을 단순한 계약 이상으로 만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K9MH가 기존 K9 자주포랑 다른 점이 뭔가요?

    A. 가장 큰 차이는 이동 수단입니다. 기존 K9은 탱크처럼 무한궤도를 사용하는 궤도형 자주포인 반면, K9MH는 바퀴로 움직이는 차륜형 자주포입니다. 차륜형은 수백 킬로미터를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고 견인 트레일러 없이 전개가 가능해 기동성이 훨씬 높습니다. 자동화 포탑도 적용해 사격 후 신속한 진지 변환, 즉 슛 앤 스쿳이 가능합니다.

     

    Q. 시제품 6문이면 너무 적은 거 아닌가요? 진짜 대규모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나요?

    A.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규모보다 단독 선정이라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보통 복수 업체를 동시에 테스트하는데, 이번엔 K9MH 하나만 선택했습니다. 4년간 테스트 후 결격 사유가 없으면 M777 견인포 전량을 대체하는 최종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 규모는 약 500문, 1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Q. 미국은 왜 자국산 자주포를 직접 안 만들었나요?

    A. 2001년 크루세이더 사업 취소 이후 미국은 기존 자주포 개량에 집중했지만 M1299 ERCA 사업이 포신 내구성 문제 등으로 2024년 공식 취소됐습니다. 20년 넘게 시도했지만 자국에서 만족할 만한 차세대 자주포를 생산하는 데 실패한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이미 성능이 검증된 해외 자주포를 수입하는 쪽을 택했고, 그 선택지가 K9MH였습니다.

     

    Q. 미국 수출이 다른 나라 수출에도 영향을 주나요?

    A.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나토 국가들은 미국의 선택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고, 기존 K9 도입국들도 K9MH를 함께 운용하면 공통 부품 덕분에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중동 지역도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어, 미국 채택이 일종의 레퍼런스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제가 이 소식을 처음 봤을 때 예상 밖이라고 느꼈던 이유는 미국 시장이 그만큼 높은 벽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시장을 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미국은 대체로 자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제조를 대신하는 구조로 사업을 이끌어 가는 편입니다. 이전에 게시해놓은 소형모듈원자로나 반도체, 전력 인프라 관련 글만 봐도 아실 겁니다. 그 기술의 벽을 단독으로 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K9MH의 이번 계약은 기록에 남을 만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납기 후 4년 동안의 실전 운영 및 성능 테스트 단계는 우리가 또 한 번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수백 가지 이상의 개선점을 제작사에 요구하고 테스트 기간 동안 이 요구조건을 얼마나 잘 만족시켜주는지 평가하여 최종 구매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K방산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이제 막 날개를 펼치는 단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4년간의 테스트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단독 경쟁이라는 구조와 K9MH의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성능을 감안하면 최종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고 봅니다. 최근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10조 원 규모로 도전 중인 사업이 2~3개 더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중동 전쟁으로 UAE나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중동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차세대 자주포 현대화 사업이 첫 삽을 뜬 만큼 후속 사업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dAVfEcw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