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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 독일 TKMS에 밀리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줬습니다.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걸 보면서 솔직히 저도 잠깐 손이 떨렸습니다. 그런데 차트를 다시 들여다보니 이게 끝인지, 아니면 또 다른 시작인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더라고요. 2년 전 체코 원전 수주 때도 똑같이 느꼈는데, 그때 섣불리 팔았다가 후회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캐나다 잠수함 탈락, 진짜 게임 오버일까요?
CPSP(Canada Patrol Submarine Project)는 캐나다가 노후화된 잠수함 함대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 CPSP란 단순한 구매 계약이 아니라 최종 협상국 지정까지 수년에 걸친 다단계 심사 구조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한화오션이 이번에 탈락한 건 이 긴 과정 중 '우선협상대상자' 단계일 뿐, 최종 확정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체코 원전 수주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을 때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2024년 한국이 우선협상 기업으로 선정된 뒤 프랑스와 1년 가까이 소송 전을 벌이고, 각종 수정 제안이 오갔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그 혼란 속에서 2만 5천 원대에서 최종 확정 발표 직전 1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지금 한화오션 상황과 구조가 닮아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독일 TKMS의 건조 능력에 대한 신뢰성 논란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나토(NATO) 국가들은 방산 생산을 여러 나라에 분업화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어, 단일 기업의 연간 건조 대수 자체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실제로 독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차 기술을 보유하면서도 연간 조립 대수가 10여 대 안팎에 불과합니다. 반면 한국은 연간 전차 생산량이 약 150대에 달합니다(출처: 방위사업청). 잠수함과 구축함 건조 기간도 한국은 3~5년인 데 반해 미국은 8~9년, 나토 국가들은 그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품 기한 이슈가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나온 악재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됩니다. 문제는 앞으로 중간 단계마다 한화오션이 보완 자료를 재제출하고 협상력을 발휘할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국면에서 주가는 뉴스가 가시권에 들어올 때마다 단계적으로 반응합니다. 지금 당장의 낙폭이 크게 느껴지더라도, 이걸 '끝'이 아닌 '재진입 구간'으로 읽는 시각도 충분히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
- CPSP 최종 협상국 확정까지 최소 1년 이상 남아 있어 한화오션의 재도전 여지 존재
- 독일 TKMS의 납품 일정·생산 능력 논란이 향후 협상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
-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 뉴스 가시권 진입 시마다 호재성 재료로 전환될 구조
- 체코 원전 수주 선례처럼 최종 확정 전 주가 급등 패턴이 반복될 수 있음
미국 MRO와 조선 슈퍼사이클,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요?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란 함정이나 선박의 유지·보수·정비를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새 배를 짓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함정을 고치고 관리하는 사업 전체를 뜻합니다. 미국 해군은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MRO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데, 이 시장에 한국 조선사가 진입하는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는 최근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자로 최종 낙점됐습니다. 여기서 MRIV(Missile Range Instrumentation Vessel)란 미사일 시험 데이터를 해상에서 수집·분석하는 특수 목적의 계측선을 뜻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회의에서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라고 직접 타진한 것은 단순한 발언 이상의 무게를 갖습니다(출처: The White House). 제가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대통령이 특정 조선소를 이름까지 거론하며 물량을 논의한 건 사실상 공식적인 러브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존스법(Jones Act)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존스법이란 미국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은 반드시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된 배여야 한다는 규정으로, 외국 기업이 미국 연안 선박 시장에 직접 납품할 수 없게 막는 보호무역법입니다. 그래서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 조선소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입니다. 필리조선소 인수는 그 전략의 첫 단추였고, 이제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조선 슈퍼사이클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제 경험상 이런 사이클은 체감보다 훨씬 길게 갑니다. 2000년대 중반 슈퍼사이클 때도 주가 상승 구간이 2~3년 지속됐습니다. 이번 사이클의 상승 기류가 2025년 초부터 형성됐다고 보면, 1차 수주분 도크가 채워지는 2027년 말까지는 실적 반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전망이지 확정이 아닙니다.
한 가지 제가 직접 수치를 확인해봤는데, 7월 초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HD한국조선해양 160억 3천만 달러, 삼성중공업 100억 달러, 한화오션 약 43억 5천만 달러로 연간 목표 대비 60~70% 달성 수준입니다. 하반기가 남아 있다는 걸 감안하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LNG운반선이나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주 증가 기대는 단기 이벤트성 수혜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수주 후 건조 착수까지 통상 수개월, 실제 매출 인식은 2~3년 뒤라는 점도 잊으면 안 됩니다. 국방·특수선 관련 수주 역시 전쟁 중이 아닌 종전 이후에 본격화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지금 당장의 전쟁 뉴스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완전히 탈락한 건가요?
A.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제외된 것이지, 사업 자체가 종결된 건 아닙니다. CPSP는 최종 협상국 지정까지 최소 1년 이상의 다단계 절차가 남아 있고, 독일의 납품 능력과 일정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재진입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체코 원전 사례처럼 중간 단계에서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어떨까요?
Q. 미국 MRO 사업이 한화오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언제부터 나타날까요?
A. 미국 MRO 및 군함 수주는 중장기 모멘텀으로 봐야 합니다. 미국 중간선거(2026년 11월) 이후 의회 구성이 확정되고 국방 예산이 구체화되는 시점부터 실질적인 수주 뉴스가 가시권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장 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재료라기보다는 1~2년을 내다보는 재료로 접근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Q. 조선주 슈퍼사이클이 이미 끝난 게 아닐까요?
A. 현재 수주 잔고와 도크 가동 현황을 보면 아직 1차 사이클 중반부라는 판단이 더 설득력 있습니다. 다만 주가는 실적보다 6~12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어 조정 구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상승 추세 안의 조정 국면으로 읽는 게 제 판단이지만, 추가 수주 데이터와 실적 발표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Q.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중 어디에 투자하는 게 나을까요?
A. 세 종목은 사업 구조가 다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 엔진 과반 이상을 공급하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회사이고, 한화오션은 방산 특수선 중심,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특수선 중심입니다. 미국 군함·MRO 수혜를 기대한다면 한화오션, 전체 선박 수주 증가 수혜를 기대한다면 HD현대중공업 관점이 더 명확하지 않을까요?
결론
캐나다 잠수함 탈락 뉴스 하나로 한화오션을 손절하기엔 아직 남아 있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제가 직접 체코 원전 수주 흐름을 지켜보면서 배운 건, 우선협상 탈락 발표 직후가 오히려 주가 바닥에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번이 정확히 같은 패턴이 될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미국 필리조선소의 MRIV 수주 확정, 트럼프의 군함 발주 타진, 국내 3사의 연간 수주 목표 60~70% 조기 달성이라는 팩트가 쌓이고 있습니다. 조선 슈퍼사이클의 1차 사이클이 2027년까지 이어질 구조라면, 지금 구간은 팔 자리보다 모니터링을 유지하며 비중을 재점검할 자리에 가깝습니다. 수주 후 실제 매출 반영까지 2~3년이 걸린다는 점, 전쟁 종전 이후 방산 수주가 본격화된다는 흐름까지 감안하면 조급하게 결론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