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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발표하던 날,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습니다. 저도 그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실적이 좋으면 오른다는 기본 공식이 7월 들어서는 완전히 빗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코스피는 고점 대비 30% 가까이 밀린 상태이고, 매도사이드카가 일상처럼 반복되는 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수급이 이틀 연속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은 분명 눈여겨볼 신호지만, 섣불리 바닥을 선언하기엔 아직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반도체 수급과 레버리지 ETF, 변동성의 진짜 원인
제가 직접 이 장을 지켜보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펀더멘털과 주가 흐름이 이렇게까지 괴리를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해 177만 원대까지 내려앉았고,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200만 원 아래로만 내려오면 무조건 담겠다던 투자자들이, 막상 그 가격대가 오자 공포에 사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수없이 해봤기에 그 심리가 충분히 이해됩니다.
이 극심한 변동성의 배경 중 하나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레버리지 ETF란 특정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쉽게 말해 주가가 오르면 두 배로 벌고 떨어지면 두 배로 잃는 구조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들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종목들의 거래대금을 역으로 증폭시키면서 지수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올해 들어 신규 투자자 유입이 크게 늘며 거래대금 자체가 작년 대비 평균 네다섯 배 이상 증가한 상태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레버리지 상품이 없었더라도 이미 내재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봅니다. 정부가 보완책을 예고한 상태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장의 자정 작용에 맡기는 편이 자본 시장 논리에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의 키미 K3 공개라는 변수도 있었습니다. 적은 컴퓨팅 리소스로 고성능을 구현했다는 소식이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로 연결되며 악재로 받아들여졌는데, 저는 이 부분이 다소 과도한 반응이라고 봅니다. 키미 K3는 실제로 구독자가 급격히 늘면서 자사 컴퓨팅 리소스 부족을 이유로 신규 가입을 중단했습니다. 혁신적인 AI 모델이 나올수록 수요는 오히려 늘어났고, 그 수혜는 결국 메모리 기업으로 향했던 것이 지난 딥시크 사태의 교훈이었습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변동성 급격히 증폭
- 두 종목의 코스피 시총 비중 60% 이상 → 지수 전체에 연쇄 영향
- 키미 K3발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 실제 수요 추이와는 반대 방향
- 외국인 2.5조 원 이틀 연속 순매수 → 저점 탐색 구간 진입 가능성
FOMC와 ADR 이슈, 하반기 전략을 어떻게 짤 것인가
7월 FOMC는 이번 장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입니다. 현재 미국·이란 간 충돌이 재격화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부근까지 재상승했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 우려가 공급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기준으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핵심 수송로인데, 이 경로가 막힐 경우 유가 상방 압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
제 경험상 이런 국면에서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금리 인상 자체보다 '인상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불확실성입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오랜 관행인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안내)'를 폐지하면서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차대조표(Balance Sheet) 축소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는데, 대차대조표 축소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줄여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직접적으로 실물 경제를 타격하는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금융시장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고, 저도 그 판단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장기화될 경우 7월 즉각 인상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SK하이닉스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 미국 주식시장에서 외국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된 예탁 증서) 이슈도 시장의 노이즈로 작용 중입니다. 상장 직후 본주와 ADR 간 프리미엄이 51%까지 벌어졌다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데, 정부가 29일부터 본주·ADR 상호 전환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만큼 과도한 프리미엄 격차는 중기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TSMC의 경우 ADR과 본주 간 격차가 약 16%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이 정도 수렴이 이루어진다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 대비 3~4조 원 미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LTA(Long-Term Agreement, 빅테크와의 장기 공급 계약)의 비중이 예상보다 높아졌기 때문인데, LTA 비중이 올라간다는 건 현물 가격 상승의 모멘텀은 약화되더라도 중장기 실적 안정성은 오히려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이달 말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 콜에서 이 부분이 얼마나 명확히 소통되느냐가 향후 투심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창신 메모리의 상장과 증설 이슈는 장기적으로는 주목해야 할 변수지만, 범용 메모리 중심의 공급 확대가 실제 시장에 영향을 주는 시점은 수년 후이고, 그때쯤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훨씬 고사양 메모리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당장 선반영하는 건 제 경험상 조금 이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코스피가 약세장으로 전환된 건가요?
A. 이 부분에 대해 시각이 엇갈리는데, 저는 아직 사이클이 꺾인 본격 약세장보다는 과도한 조정 국면에 가깝다고 봅니다. 다만 월간 기준 30% 가까운 하락은 분명 이례적인 수준이라, 이달 말 실적 발표와 FOMC 결과를 확인한 뒤 방향성을 재점검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Q. 지금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분할 매수해도 괜찮을까요?
A.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수준에서 추가 대폭 하락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다만 FOMC, 실적 발표, 외국인 수급 흐름이 확인되기 전에 한꺼번에 베팅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고 봅니다. 잦은 매매보다는 빠질 때 조금씩 담는 분할 매수 전략이 이 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Q. 키미 K3가 나오면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거 아닌가요?
A. 직관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키미 K3 자체도 급격한 구독자 증가로 컴퓨팅 리소스가 부족해져 신규 가입을 중단했습니다. 혁신적인 AI 모델이 등장할수록 전체 사용량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딥시크 사태 이후의 흐름이 그 선례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이 왜 이렇게 크게 벌어진 건가요?
A. ADR이란 미국 주식시장에서 외국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된 예탁 증서인데, 현재는 본주와 ADR 간 차익거래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 수급에 의해 가격 괴리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정부가 상호 전환 허용을 추진 중이고, 신주 상장 절차가 완전히 끝나는 7월 29일 이후에 공식 개시되기 때문에 이게 실행되면 TSMC 수준인 15~16% 정도로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결론
7월 장을 버티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실적이 좋다고 주가가 오르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 전쟁, 금리, 유가, 인플레이션 등 거시 변수들이 개별 기업 실적보다 훨씬 강하게 주가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달 말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와 FOMC 회의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방향성을 단정하기 어렵고, 또한 9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이상의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등 연내 인상을 확실시 하고 있어 저는 그 두 이벤트를 확인한 뒤 시장반응을 보고 포지션을 조정할 생각입니다.
소부장 기업들의 경우 대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2분기 실적도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가 반등할 때 소부장이 함께 움직이는 패턴은 과거에도 반복됐던 만큼, 포트폴리오를 다소 넓혀 두는 것도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유효한 선택지라고 봅니다. 잦은 매매보다 큰 흐름을 읽고 기다리는 것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제가 택한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