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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 리포트를 죽 훑어보다가 솔직히 좀 의아했습니다.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58.7% 늘었는데 목표주가는 줄줄이 내려가 있었거든요. 숫자만 보면 분명 잘 벌고 있는데 시장 반응은 냉랭하고, 주가는 52주 최고가(3만5,350원) 대비 35% 넘게 빠진 2만 원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 온도 차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그리고 미국 조선 협력 이슈가 실제로 주가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제 나름대로 짚어봤습니다.
2분기 실적과 목표주가: 잘 벌었는데 왜 목표가가 내려갔을까
삼성중공업의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 2,3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었고, 영업이익은 3,250억 원으로 58.7% 증가했습니다. 수치만 보면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인 3,744억 원에는 못 미쳤습니다.
그 이유가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었습니다. 통상임금이란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의미하는데, 법원 판결로 소급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기업들이 한꺼번에 추가 인건비를 반영해야 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이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겁니다.
제가 직접 리포트들을 비교해봤는데, 증권사들의 입장이 꽤 갈렸습니다. 신한투자증권, DB증권, LS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3만 7,000원→3만 2,000원, 3만 8,000원→3만 2,000원, 4만 원→3만 2,000원으로 내렸습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4만 4,000원), 신영증권(4만 4,000원), 키움증권(4만 2,000원)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일회성이니 본질 실적에 부합한다"는 쪽과 "섹터 전체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산정 배수)이 낮아졌으니 목표가도 조정이 맞다"는 쪽이 나뉜 셈입니다.
목표주가를 낮춘 DB증권 서재호 연구원이 적용한 개념이 PER(주가수익비율)입니다.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숫자가 높을수록 시장이 해당 기업의 미래 수익을 비싸게 평가한다는 뜻입니다. DB증권은 타겟 PER을 20.0배에서 17.0배로 내렸는데, 이는 조선 섹터 전반에 투자자들이 예전만큼 프리미엄을 얹어주지 않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오히려 흥미로웠습니다. 실적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기대치가 너무 높이 올라간 상황에서 일회성 비용이 나온 거라면, 하반기 수주 성과가 확인되는 시점에 시장 분위기가 다시 바뀔 수 있다고 봤거든요.
- 2분기 영업이익 3,250억원, 전년 동기 대비 +58.7%
- 통상임금 일회성 비용으로 컨센서스(3,744억원) 하회
- 목표주가 하향: 신한·DB·LS증권 → 일제히 3만2,000원
- 목표주가 유지: 한국투자·신영·키움증권 → 4만~4만4,000원대
- 7월까지 연간 수주 목표 139억달러의 72% 달성, 조선 부문만 98% 초과
미국 조선 협력과 FLNG: 삼성중공업의 다음 성장 카드는 실체가 있을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미국이 한국 조선사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처음엔 과장된 외교적 수사 정도로 봤거든요. 그런데 구체적인 숫자를 확인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중국이 상선 1,000척 넘게 건조할 때 미국이 찍어낸 배는 8척에 불과했고, 세계 상선 건조 점유율은 0.2% 수준입니다(출처: 미국 해사청(Maritime Administration)). 이 격차가 단순한 무역 수지 문제가 아니라 군사력 유지 문제로 직결된다는 것, 그게 미국이 그렇게 다급하게 움직이는 이유였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이 흐름 속에서 선택한 전략은 경쟁사들과 결이 달랐습니다. 한화오션이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을 택한 것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미국 땅에 공장을 사지 않고 기술과 설계를 수출하는 방향으로 접근했습니다. 이를 자산 경량화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자산 경량화란 고정 자산(공장, 설비 등)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핵심 기술이나 지식재산권 중심으로 수익을 거두는 방식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방향이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미국 콘래드 조선소와 함께 12,000㎥급 LNG 벙커링선 설계 인증을 확보했고, 방산 스타트업 사로닉과 무인수상정(USV) 생산 협력을 맺었으며, 비거마린과 가상현실(VR) 기반 조선 기술자 교육 센터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LNG 벙커링선이란 바다 위에서 다른 선박에 직접 LNG 연료를 공급하는 이동식 연료 공급 선박을 의미하는데, 친환경 규제 강화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무인수상정(USV)은 사람 없이 인공지능으로 항해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 군함으로, 중동 아덴만에서 실전 검증까지 마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이 세 가지 중 가장 주목한 건 교육 센터 쪽입니다. 배 한 척을 팔면 그 계약은 끝이지만, 미국 조선 인력을 삼성중공업 방식으로 훈련시키면 그 나라의 조선 생산 방식 자체에 발을 걸치게 됩니다. VR 훈련 방식은 숙련 기술자 양성 기간을 70%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게 실제로 자리 잡으면 기술 의존도가 꽤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장밋빛으로만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지금 절박하기 때문에 협력하는 거지, 자기 발로 설 수 있게 되면 규제의 빗장을 다시 걸 가능성은 항상 있습니다. 강성 노조 변수도 무시할 수 없고요. FLNG 수주 역시 기대가 크지만, 하반기 미국 델핀 2호기·캐나다 웨스턴 1호기 수주가 실제로 성사되느냐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란 바다 위 플랫폼에서 천연가스를 직접 액화하고 저장한 뒤 운반선에 옮겨주는 초대형 해양 설비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주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출처: 삼성중공업 공식 사이트) 증권사들도 일관되게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중공업 2분기 실적이 좋은데 왜 주가는 떨어졌나요?
A.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 3,744억원)를 밑돌았기 때문입니다. 실적 성장 방향 자체는 유효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조선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서 목표주가가 낮아진 영향도 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일회성 변수와 구조적 성장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삼성중공업이 미국 조선소를 직접 안 사는 이유가 뭔가요?
A. 미국의 번스-톨레프슨 수정안 등 법 규제로 외국 기업이 미 군함을 직접 건조하기 어렵고, 낡은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면 높은 인건비와 노조 문제, 부품 공급망 비용까지 떠안게 됩니다. 삼성중공업은 공장 대신 설계·기술·교육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자산 경량화 전략을 택했습니다. 부담은 줄이면서 핵심 수익원은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FLNG 수주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A. FLNG 한 척의 계약 규모가 수조 원대에 달하고, 삼성중공업이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 수익성과 수주 목표 달성에 결정적입니다. 하반기 미국 델핀 2호기, 캐나다 웨스턴 1호기 수주가 성사된다면 연간 수주 목표 139억달러 달성뿐 아니라 2027~2028년 실적 가시성도 크게 높아집니다. 다만 실제 계약 성사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Q. 삼성중공업 주가 지금 사도 괜찮은가요?
A. 저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매수·매도 판단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목표주가가 3만2,000원에서 4만4,000원까지 크게 갈리는 상황인 만큼, 하반기 FLNG 수주 결과와 미국 MRO(함정 유지·보수·정비) 사업 진척을 직접 확인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2분기 실적 리포트를 처음 봤을 때의 그 의아함이, 자료를 더 파고들수록 오히려 정리가 됐습니다. 실적은 나쁘지 않고, 수주 파이프라인도 살아 있습니다. 다만 기대치가 워낙 높았고 일회성 비용이 겹쳤으며, 미국 조선 협력이나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같은 신성장 동력들은 아직 '기대'의 영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기대가 실제 수주로 전환되는 속도가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거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미국이 절박하다고 해서 한국 기업에게 무조건 유리한 조건이 계속 유지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기술을 넘긴 뒤 문을 걸어 잠글 가능성, 노조 갈등, 규제 변수는 늘 열어두고 봐야 합니다. 조선 슈퍼사이클의 수익 창출 국면이 본격화된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 흐름이 얼마나 오래가고 누가 더 영리하게 포지션을 유지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하반기 FLNG 수주 발표 시점을 눈여겨볼 생각입니다.